오랜만에 경주로 당일치기 답사를 다녀왔다. 교과서로만 보던 유물과 인물들을 직접 눈으로 마주하니, 활자로는 느낄 수 없던 숨결이 전해졌다. 천년 고도의 공기는 여전히 묵직했고, 무덤과 탑, 종 하나에도 치열했던 권력과 사상의 흔적이 배어 있었다.천마총과 황남대총, 금관에 담긴 세계관 먼저 찾은 곳은 천마총. 지증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이 고분에서는 유명한 ‘천마도’가 출토되었다. 금관의 나뭇가지 모양 장식과 사슴뿔 형상은 하늘과의 연결을 상징한다. 이는 신라 초기 왕권이 제사장적 성격을 지녔음을 보여준다. 실제로 신라의 왕호는 거서간→차차웅→마립간을 거쳐 지증왕 때 비로소 ‘왕’을 사용한다. 차차웅이 제사장을 의미한다는 점을 떠올리면, 금관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샤머니즘 세계관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..